

닭가슴살은 몸에 좋다지만 맛이 없어 늘 남겼습니다. 여열로 익히는 법을 알고 나서는 제가 저녁마다 찾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닭가슴살 백숙을 왜 이렇게 만드는가
처음 닭가슴살만으로 백숙을 끓이던 날에는 한마리 통닭 삶듯 센 불에 오래 팔팔 끓였다가, 젓가락이 안 들어갈 만큼 결이 퍽퍽하게 굳어버려 국물만 떠먹고 살코기는 다 남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는 마늘과 대파로 밑국물만 먼저 우려낸 뒤 닭가슴살을 넣고 불을 바로 줄여 잔열로 천천히 속까지 익히는 방식으로 바꾸었는데, 얇게 결대로 찢어 내놓으니 껍질과 기름기가 없어도 아내가 부추무침을 곁들여 끝까지 촉촉하게 잘 먹더군요.
기름기를 뺀 닭가슴살과 대파, 마늘을 활용해 담백하게 삶아낸 이 백숙 조리 기록은 평소의 식단 관리를 돕기 위한 개인적인 부엌의 경험일 뿐 의학적인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으므로, 기저 질환이 있거나 단백질 섭취량 조절 등 구체적인 식이요법이 필요한 분들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건강검진에서 공복 수치가 경계선에 걸린 뒤 저녁마다 생닭가슴살을 사다 냄비에 삶기 시작했습니다. 한 마리 통째로 삶는 일반 백숙은 기름기가 부담스럽고 손질도 번거로워 살코기 두 쪽만 따로 산 것이 계기였습니다. 그런데 첫날에는 대파와 생강 넣은 물에 닭가슴살을 넣고 속까지 익히겠다며 센 불로 15분 내내 팔팔 끓였습니다. 건져내 결대로 찢어보니 겉면은 나무껍질처럼 단단하게 굳어 있고 속살은 수분이 다 빠져나가 씹을수록 입안이 퍽퍽해 물 없이는 삼키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처음에 닭가슴살 백숙이 질겨진 원인은 가열 시간과 수온 조절을 잘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방이 거의 없는 닭가슴살 단백질은 70도를 넘기며 급격히 수축하는데, 100도로 끓는 물에 10분 이상 계속 두니 살코기 안쪽 육즙이 국물로 전부 빠져나간 것입니다. 또 냉장고에서 막 꺼낸 차가운 고기를 바로 끓는 물에 넣다 보니 겉과 속의 온도 차가 커져 겉살만 먼저 질겨졌습니다. 삶는 시간을 늘릴수록 부드러워지는 일반 삼계탕과 달리 닭가슴살은 불 위에서 버티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고기를 삶기 20분 전에 미리 꺼내 냉기를 빼고 가장 두꺼운 안쪽 부분에 칼집을 한 번 넣어 두께를 2센티미터 안팎으로 맞춰줍니다. 물 4컵에 대파 흰 부분과 편 썬 생강, 통후추 10알, 소금 반 작은술을 넣고 거품이 크게 일며 끓어오를 때 닭가슴살 두 쪽을 넣습니다. 중강불에서 딱 3분만 삶으면 겉면이 하얗게 변하면서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말랑한 탄력이 느껴집니다. 이때 바로 가스 불을 끄고 무거운 냄비 뚜껑을 덮어 15분간 그대로 두면 남은 열기가 속살까지 천천히 스며들어 단면이 우유빛으로 촉촉하게 익습니다.
여열로 익힌 닭가슴살을 결대로 굵직하게 찢어 접시에 담고 파 향이 우러난 육수를 바닥에 두세 숟가락 자작하게 부어 내면 식구들도 퍽퍽하지 않다며 젓가락을 잘 듭니다. 소금만 살짝 찍어 먹거나 데친 부추와 양파 장아찌를 곁들이면 느끼함 없이 한 끼 반찬으로 든든합니다. 남은 고기는 결대로 찢어 식힌 뒤 삶은 육수를 잠길 만큼 부어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이틀이 지나도 수분이 마르지 않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차갑게 건져 오이채와 겨자소스를 버무려 냉채로 먹거나 따뜻한 육수에 데워 먹기 좋습니다.
준비할 재료
- 닭가슴살 2쪽
- 대파 1대
- 생강 1토막
- 통후추 10알
- 소금 1/2작은술
- 물 4컵
만드는 법
- 닭가슴살은 찬물에 10분 담가 핏물을 뺍니다.
- 냄비에 물과 대파, 생강, 후추를 넣고 끓입니다.
- 끓어오르면 닭가슴살을 넣고 3분만 삶습니다.
- 불을 완전히 끄고 뚜껑을 덮어 15분간 그대로 둡니다.
- 이 여열 방식이 닭가슴살을 퍽퍽하지 않게 만듭니다.
- 결대로 찢어 소금을 살짝 찍어 냅니다.
아빠가 알려주는 요령
오래 삶으면 무조건 퍽퍽해집니다. 3분 삶고 15분 여열로 익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충분히 익혀야 안전하다고 생각해 20분을 삶았습니다. 고무처럼 질겨져 아무도 먹지 않았습니다. 3분 삶고 15분 여열로 두는 방식을 알고 나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삶은 닭가슴살은 국물에 담근 채 식히면 촉촉함이 유지됩니다. 찢어서 소분해 냉장 3일, 냉동 2주까지 보관 가능합니다. 샐러드나 죽에 넣어 쓰기도 좋습니다.
겨자를 섞은 간장이나 저염 쌈장이 잘 맞습니다. 삶은 국물은 기름을 걷어내고 죽을 끓이면 버릴 것이 없습니다.
닭가슴살은 100그램에 단백질이 23그램 정도 들어 있고 탄수화물은 없습니다. 혈당 관리를 하면서 근육을 지켜야 하는 분께 가장 효율적인 재료입니다. 지방이 적어 조리법만 잘 잡으면 부담이 거의 없습니다.
닭가슴살이 퍽퍽하게 느껴지시면 안심이나 닭다리살을 쓰셔도 됩니다. 다리살은 지방이 조금 더 많지만 훨씬 촉촉합니다. 대파 대신 양파를 넣으면 국물이 은근히 달아집니다.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는 순서가 식후 혈당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는 백숙을 먼저 내고 밥은 뒤에 냅니다. 남은 국물로 죽을 끓일 때는 밥 양을 따로 계산하셔야 합니다.
3분만 삶으면 덜 익지 않냐고 걱정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15분 동안 여열로 속까지 익습니다. 저는 처음에 못 믿고 잘라 봤는데 완전히 익어 있었습니다. 두께가 아주 두꺼우면 20분으로 늘리십시오.
닭가슴살이 퍽퍽하다는 편견은 조리법 때문이었습니다. 3분 삶고 15분 여열, 이것만 지키면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됩니다. 소분해 두면 샐러드나 죽으로 며칠을 쓸 수 있어 저희 집 냉장고에는 늘 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