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나물 물러지지 않게 무치는 법 - 아빠의 건강 레시피
가지나물 물러지지 않게 무치는 법 - 아빠의 건강 레시피
가지나물 물러지지 않게 무치는 법 – 아빠의 건강 레시피

가지를 볶으면 기름을 스펀지처럼 먹습니다. 찜으로 바꾸고 나서 같은 반찬인데도 훨씬 담백해졌습니다.

가지나물을 왜 이렇게 만드는가

처음 가지를 찔 때는 욕심을 부려 김이 오른 찜기에 10분 가까이 두었다가 껍질이 축 늘어지고 속살이 죽처럼 으깨져 젓가락으로 집기조차 민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반으로 가른 가지를 굵직하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여 수분을 뺀 뒤, 팬에 기름을 최소한으로 두르고 센 불에서 겉면만 빠르게 구워내니 아내가 싫어하던 물컹거림 대신 쫄깃한 식감이 살아나 저녁 반찬으로 한 접시를 다 비웠습니다.

가지를 기름에 지나치게 튀기듯 볶지 않고 수분만 잡아서 담백하게 무쳐 먹는 방식은 평소 식단 관리에 보탬이 되지만, 이러한 조리법이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혈당이나 혈압 관리가 필요한 분이라면 보랏빛 채소 반찬 하나를 식탁에 올리실 때도 본인의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을 고려해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중식당에서 파는 어향가지처럼 기름에 튀기듯 볶아낸 반찬을 좋아했지만, 식단을 관리하면서 기름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조리법을 계속 고집하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집에서 담백하게 먹어보려고 처음 찜기에 가지를 올렸을 때는 속까지 푹 익혀야 한다는 생각에 뚜껑을 덮고 10분 가까이 불을 켰습니다. 뚜껑을 열었을 때 보라색 껍질은 누렇게 색이 바래 있었고, 집게로 집는 순간 형태가 무너지며 죽처럼 흐물거려 도저히 나물로 무쳐낼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가지가 물러진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치게 긴 찜 시간과 찬물 세척에 있었습니다. 5분을 넘기면 가지 속의 수분 세포벽이 완전히 허물어지는데, 여기에 열기를 빨리 식히겠다고 찬물에 헹군 뒤 주먹으로 꽉 쥐어짠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었습니다. 물을 머금은 해면 조직이 압력을 받자 껍질과 속살이 분리되면서 미끌거리는 식감만 남았고, 나중에 국간장과 들기름을 넣어도 양념이 겉돌며 싱거운 물만 계속 빠져나왔습니다.

가지는 길이 4cm, 두께 1.5cm 정도로 도톰하게 반 갈라 썰어야 열이 닿아도 중심부 탄력이 남습니다. 찜기에 김이 모락모락 오를 때 보라색 껍질이 바닥으로 가도록 겹치지 않게 깔고 정확히 중강불에서 4분 30초에서 5분 사이만 찝니다. 젓가락으로 흰 속살을 찔러보아 살짝 저항감이 느껴질 때 바로 채반에 넓게 펼쳐 자연 바람으로 10분간 식히면, 굳이 손으로 세게 짜지 않고 가볍게 누르는 것만으로도 수분이 알맞게 정리됩니다.

물컹한 식감 때문에 가지 반찬에 젓가락을 잘 대지 않던 아이도 껍질의 쫄깃함이 살아있고 들기름과 국간장 향이 은은하게 배어든 무침은 거부감 없이 집어 먹었습니다. 구운 고등어나 두부조림 같은 담백한 단백질 반찬 옆에 곁들이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수분이 많은 채소라 냉장 보관 시 하루만 지나도 양념 국물이 생기므로, 남은 나물은 다음 날 보리밥에 고추장 대신 간장 양념장과 계란 프라이를 얹어 비빔밥 재료로 활용하면 끝까지 맛있게 비울 수 있습니다.

준비할 재료

  • 가지 2개
  • 다진 마늘 1작은술
  • 국간장 1큰술
  • 들기름 1작은술
  • 대파 약간

만드는 법

  1. 가지는 길게 반 갈라 4cm로 썹니다.
  2. 찜기에 김이 오른 뒤 가지를 넣고 5분만 찝니다.
  3. 찬물에 헹구지 말고 그대로 식혀야 모양이 유지됩니다.
  4. 손으로 살짝 눌러 물기를 뺍니다.
  5. 국간장과 마늘, 들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칩니다.
  6. 대파를 뿌려 마무리합니다.

아빠가 알려주는 요령

가지는 기름을 많이 흡수합니다. 볶지 않고 찌면 기름 사용량이 크게 줄어듭니다.

찐 가지를 찬물에 헹군 적이 있습니다. 물을 먹어 축 늘어지고 양념이 겉돌았습니다. 그대로 식히는 것이 맞았습니다.

무친 가지나물은 냉장 보관 후 이틀 안에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므로 먹기 전에 한 번 더 살짝 무쳐 주십시오.

고등어구이나 수육처럼 기름진 요리에 곁들이면 균형이 맞습니다. 들기름을 쓰면 향이 훨씬 좋아집니다.

가지는 혈당지수가 낮고 칼로리도 적습니다. 껍질의 보라색 색소에는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껍질째 조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기름을 대단히 잘 흡수하는 채소라 볶음보다 찜이 적합합니다.

가지 대신 애호박이나 주키니를 같은 방식으로 쪄도 됩니다. 국간장 대신 액젓을 소량 쓰면 감칠맛이 깊어집니다. 들기름이 없으면 참기름을 쓰셔도 무방합니다.

나물은 여러 가지를 조금씩 내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가지나물, 시금치나물, 오이무침을 한 번에 만들어 두고 며칠에 나눠 냅니다. 반찬 가짓수가 늘면 밥 양은 자연히 줄어듭니다.

가지를 소금에 절여야 하냐고 묻습니다. 찜으로 하면 절일 필요가 없습니다. 절이는 것은 볶음이나 튀김에서 기름 흡수를 줄이려는 목적입니다. 찜은 애초에 기름을 쓰지 않으니 생략하셔도 됩니다.

가지는 기름을 많이 먹는 채소라 피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찜으로 하면 그 걱정이 사라집니다. 8분만 찌고 그대로 식히는 것이 전부입니다. 기름진 요리와 곁들일 때 균형을 잡아 주는 반찬입니다. 가지는 꼭지 바로 아래가 가장 단단합니다. 그 부분은 조금 더 얇게 썰어야 함께 익습니다. 굵기가 다른 가지를 섞어 찌실 때는 굵은 것을 반으로 갈라 주십시오. 익는 속도가 맞아집니다. 남은 가지나물은 밥에 올려 비벼 먹어도 좋습니다. 들기름을 한 방울 더 넣으면 향이 살아납니다. 저희는 이렇게 아침 한 끼를 해결하는 날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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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sk13254@gmail.com

건강검진에서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은 뒤 직접 부엌에 선 한 아이의 아빠입니다. 혈당을 급하게 올리지 않으면서도 딸아이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밥을 매일 만들어 보고 기록합니다. 거창한 요리가 아니라 퇴근 후 30분이면 차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밥상만 올립니다. 의학적 조언이 아닌 개인의 식사 경험이며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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