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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학교 소풍에 김밥을 싸 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건강검진에서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은 뒤로 흰쌀밥 김밥은 선뜻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두부로 밥을 대신해 보자는 생각이 떠올라 몇 번을 실패한 끝에 완성한 것이 이 김밥입니다.
두부 김밥을 왜 이렇게 만드는가
처음 한 줄은 두부의 물기를 대충 짜서 말았더니, 썰 때 김이 젖어 찢어지고 두부가 옆으로 밀려 나왔습니다. 남은 두부는 마른 팬에서 볶아 수분을 더 날리고, 한김 식힌 뒤 김 위에 얇게 펼쳤습니다. 두 번째 줄은 썰어도 속이 덜 흩어져서, 이번 두부 김밥은 간을 맞추는 것보다 물기를 잡는 데 손이 더 갔습니다.
두부의 수분을 줄이면 김밥 모양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그것이 식후 혈당 상승을 막아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글은 두부 김밥을 만들어 본 조리 경험이며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안내가 아닙니다. 혈당 관리를 위해 드시려면 두부 외에 넣는 속재료와 한 끼에 먹을 양까지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의해 주세요.
사 먹는 김밥에서 단무지의 단맛이 유난히 도드라지는 날이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시금치와 당근 맛이 먼저 나는 김밥을 먹고 싶어 단무지 없이 속을 채워 봤습니다. 처음에는 두부도 밥처럼 눌러 담으면 붙을 줄 알고 김 끝까지 두껍게 폈습니다. 그런데 한 번 말자마자 옆구리가 벌어지고 두부가 도마로 쏟아졌습니다. 밥알처럼 서로 붙지 않는 두부를 너무 많이 넣은 것이 문제라, 다음 줄은 속을 덜고 김 끝을 비웠습니다.
두부 양을 줄인 뒤에도 말아 둔 지 10분쯤 지나면 김이 젖어 칼날에 달라붙었습니다. 처음에는 김이 얇아서 그런가 했는데, 볶은 두부를 따뜻한 채로 올린 순서가 문제였습니다. 시금치도 겉으로는 물기가 없어 보였지만 도마에서 썰고 나니 밑으로 물이 배어 나왔습니다. 따뜻한 두부에서 나오는 수분에 시금치 물기까지 더해진 셈입니다. 두부만 식힌 줄과 시금치까지 다시 짠 줄을 비교하니, 둘 다 손본 쪽이 썰 때 덜 주저앉았습니다.
두부 300g은 면포로 감싸 납작한 접시를 얹고 10분 정도 두니 손으로만 짤 때보다 물기가 고르게 빠졌습니다. 팬에 넣은 뒤에는 중약불에서 6~7분 동안 주걱으로 덩어리를 풀어 가며 볶았습니다. 축축하게 뭉치던 두부가 작은 알갱이로 흩어지고 팬 바닥에 물기가 남지 않을 때 불을 껐습니다. 당근은 약 2mm 굵기로 썰어 따로 볶되, 한 가닥을 씹었을 때 가운데가 살짝 아삭한 정도로 남겨 두부의 부드러운 식감과 어울리게 했습니다.
상에 내니 아내는 밥을 넣은 김밥보다 속이 포슬포슬하다며 젓가락으로 가운데를 받쳐 집었습니다. 딸아이는 계란과 당근이 함께 들어간 조각부터 골랐고, 저는 시금치 향이 또렷한 꼬투리가 좋았습니다. 곁에는 간을 약하게 한 맑은 무국을 조금씩 놓았습니다. 남길 김밥은 바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했고, 그날 저녁 꺼내 보니 김이 조금 질겨져 있었습니다. 남은 조각에 계란물을 얇게 묻혀 팬에 부치니 두부 부스러기도 잡혀 한입씩 먹기 편했습니다.
준비할 재료
- 단단한 두부 1모(300g)
- 김밥용 김 3장
- 시금치 한 줌
- 당근 1/2개
- 계란 2개
- 참기름 1작은술
- 소금 약간
만드는 법
- 두부는 면보로 감싸 물기를 꽉 짭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김밥이 질척해집니다.
- 마른 팬에 두부를 넣고 중약불에서 5분간 볶아 수분을 더 날립니다.
- 시금치는 끓는 물에 30초만 데쳐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짭니다.
- 당근은 얇게 채 썰어 기름 없이 팬에 2분 볶습니다.
- 계란은 소금 약간 넣고 얇게 부쳐 길게 썹니다.
- 김 위에 두부를 얇게 펴고 재료를 올려 단단히 말아 한 입 크기로 썹니다.
아빠가 알려주는 요령
두부 물기를 두 번 빼는 것이 핵심입니다. 한 번만 하면 김이 축축해져 모양이 흐트러집니다.
처음 만들 때는 두부 물기를 한 번만 짜고 그대로 말았습니다. 도시락을 열어 보니 김이 축축하게 풀어져 모양이 다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딸아이가 친구들 앞에서 꺼내지도 못했다는 말을 듣고 그날 저녁에 다시 연습했습니다.
두부 속재료는 하루 전에 만들어 냉장 보관해도 괜찮습니다. 다만 김에 싸는 것은 먹기 직전에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도시락으로 싸실 때는 완전히 식힌 뒤 담아야 물이 생기지 않습니다.
맑은 무국이나 미역국을 곁들이면 한 끼로 충분합니다. 단무지 대신 오이나 무피클을 쓰시면 당분을 더 줄일 수 있습니다.
두부는 100그램에 탄수화물이 2그램 정도밖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같은 무게의 흰쌀밥과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반면 단백질은 넉넉해 한 줄만 먹어도 든든합니다. 김밥을 먹으면 식후에 몸이 무거워지던 느낌이 두부로 바꾼 뒤에는 저에게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두부를 구하기 어려우시면 데친 콩나물이나 잘게 썬 곤약으로 대체하셔도 됩니다. 다만 두부만큼 포만감이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햄이나 어묵처럼 가공식품은 나트륨이 많아 되도록 빼시는 편이 좋습니다.
김밥은 한 번에 많이 먹기 쉬운 음식입니다. 접시에 덜어 두 줄까지만 두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 두시면 과식을 막을 수 있습니다. 먹고 나서 20분쯤 가볍게 걸으면 식후 혈당이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두부만 넣으면 너무 심심하지 않냐고 묻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래서 참기름과 통깨를 조금 넉넉히 쓰고 당근을 볶을 때 소금을 한 꼬집 더 넣습니다. 그것만으로 밥 김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이 납니다. 딸아이는 이제 어느 쪽이 두부인지 모르고 먹습니다.
저희 집에서 두부 김밥은 이제 주말 점심 고정 메뉴가 되었습니다. 저는 식후에 몸이 무겁지 않아 좋고 딸아이는 그냥 김밥이라고 부릅니다. 가족이 같은 것을 먹는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습니다. 처음 만드실 때 두부 물기만 확실히 짜시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맺음말
처음에는 으깬 두부의 물기를 대충 짜서 넣었더니, 김밥 아랫면이 눅눅해지고 썰 때 두부가 옆으로 밀려 나왔습니다. 다음번에는 두부를 마른 팬에 볶아 수분을 더 날리고 한김 식혀 넣었더니 자르기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터진 김밥부터 집어 먹으며, 두부 김밥은 속을 넉넉히 채우는 것보다 물기를 잡는 일이 먼저라는 걸 배웠습니다.
두부의 물기를 빼고 볶는 것은 김밥이 눅눅해지는 것을 줄이려는 조리 과정이지, 혈당이 오르지 않게 보장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이 글은 두부 김밥을 만든 경험을 나눈 것으로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안내가 아니며,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면 함께 넣는 재료와 한 끼에 먹을 양은 담당 의료진과 먼저 상담해 정하시기 바랍니다.
분식집 김밥을 먹을 때면 속재료보다 밥이 두껍게 둘러진 점이 아쉬웠습니다. 집에서 두부 김밥을 만들면 오이와 달걀의 비율을 제 입맛에 맞출 수 있겠더군요. 처음에는 평소 밥을 펴듯 두부를 김 끝까지 깔았는데, 이음매에 두부 부스러기가 끼어 말아 놓은 김이 자꾸 벌어졌습니다. 밥알처럼 서로 붙는 재료가 아니라는 것을 그때 알았고, 다음 줄부터는 김 끝을 손가락 두 마디쯤 비워 두었습니다.
두부 속에 넣을 달걀지단을 두껍게 부친 날에는 바닥은 갈색인데 윗면은 덜 익어 뒤집기도 어려웠습니다. 센 불로 빨리 끝내려다 아래쪽부터 굳힌 것이 문제였습니다. 억지로 뒤집은 지단을 굵게 썰어 두부 위에 얹으니 뻣뻣한 가장자리가 김을 밀어 옆구리까지 벌어졌습니다. 이후에는 달걀물을 두 번에 나눠 얇게 붓고, 약한 불에서 윗면의 젖은 광택이 거의 사라질 때 뒤집었습니다.
오이는 길게 4등분한 뒤 숟가락 끝으로 씨 부분을 긁고, 당근은 2mm 정도로 가늘게 썰었습니다. 당근 한 줌은 기름을 얇게 두른 팬에서 중약불로 2분쯤 볶으니 풋내는 줄고 씹을 때 사각거리는 느낌은 남았습니다. 두부 300g을 김 2장에 나눠 펼칠 때 당근을 넓게 흩뿌리면 자르면서 조각이 따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래서 당근을 오이 옆에 좁게 모아 놓고 김발로 감싸 가볍게 눌러 말았습니다.
아내는 밥알의 찰기가 없어 낯설다면서도 두부 사이에서 오이가 아삭하게 씹히는 점은 좋다고 했습니다. 딸은 김 속의 하얀 두부를 가리키며 지단을 더 넣어 달라고 하더군요. 곁에는 맑은 무국을 작은 그릇에 담아 김이 국물에 젖지 않게 따로 냈습니다. 남은 두부 김밥은 밀폐 용기에 한 겹으로 담아 바로 냉장했다가 그날 저녁 달걀물을 묻혀 팬에 구웠습니다. 겉에 달걀막이 생기니 흩어지던 두부까지 함께 집혀 먹기 수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