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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전은 반죽이 기름을 다 빨아들여서 한 장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했습니다. 밀가루를 걷어내고 달걀만 입히는 방식으로 바꾸니 그 문제가 없어졌습니다.
애호박전을 이렇게 만드는 이유
애호박은 100g에 열량이 20kcal 정도밖에 안 되고 수분이 많습니다. 문제는 애호박이 아니라 전을 부칠 때 쓰는 밀가루 반죽과 기름입니다. 밀가루는 정제 탄수화물이라 식후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반죽이 두꺼우면 그만큼 기름을 더 머금습니다. 저는 밀가루를 얇게 한 번만 묻히고 달걀물을 입히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기름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지만 양을 줄이는 방법은 있습니다. 팬에 기름을 붓지 말고 키친타월에 기름을 적셔 팬을 닦듯이 바르면 코팅만 되고 고이지 않습니다. 이 방법 하나로 전 한 접시에 들어가는 기름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준비할 재료
- 애호박 1개
- 달걀 2개
- 밀가루 2큰술
- 소금 약간
- 포도씨유 1작은술
- 쪽파 약간
2인분 기준입니다. 밀가루 2큰술은 애호박 한 개를 전부 입히기에 충분한 최소량입니다. 더 넣으면 반죽이 두꺼워져 기름을 먹습니다.
만드는 법
- 애호박을 0.7cm 두께로 썹니다. 너무 얇으면 물러지고 두꺼우면 속이 안 익습니다.
- 썰어둔 애호박에 소금을 약간 뿌려 10분 둡니다.
- 나온 물기를 키친타월로 꾹 눌러 닦아냅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반죽이 흘러내립니다.
- 밀가루를 체에 담아 톡톡 털어가며 아주 얇게만 묻힙니다.
- 달걀을 풀고 쪽파를 섞은 뒤 애호박을 담가 옷을 입힙니다.
- 키친타월에 기름을 적셔 팬을 닦고 중약불에서 앞뒤로 3분씩 굽습니다.
총 25분 정도 걸립니다. 소금에 절여 물기를 빼는 10분이 대부분이라 실제로 팬 앞에 서 있는 시간은 10분이 안 됩니다.
아빠가 알려주는 요령
소금에 절여 물기를 빼고, 밀가루는 털어서 얇게만 묻히는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애호박에서 나온 물기를 안 빼면 굽는 중에 반죽이 벗겨져 팬에 다 남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전이 아니라 스크램블을 만들었습니다.
불이 세면 겉만 타고 속은 설익습니다. 중약불에서 천천히 굽는 편이 실패가 없습니다.
다 구운 전은 접시에 겹쳐 쌓지 말고 식힘망이나 키친타월 위에 한 겹으로 두세요. 겹치면 아래쪽이 습기로 축축해집니다.
보관과 응용
다 부친 애호박전은 냉장고에서 이틀까지 갑니다. 다시 먹을 때는 전자레인지 대신 마른 팬에 약불로 데우십시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눅눅해지고, 마른 팬에 데우면 처음 부쳤을 때의 겉면이 어느 정도 살아납니다.
간장을 찍어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저는 아무것도 찍지 않고 먹습니다. 애호박에서 나오는 단맛과 달걀의 간만으로 충분하고, 간장을 찍으면 나트륨이 금방 올라갑니다. 꼭 찍고 싶으시면 간장에 물을 반쯤 섞어 묽게 만들어 두면 같은 양을 찍어도 짠맛이 덜합니다.
애호박 대신 주키니를 써도 됩니다. 주키니는 수분이 더 많아 소금에 절이는 시간을 15분으로 늘리는 편이 좋습니다. 가지로도 같은 방법이 통하는데 가지는 물기를 뺀 뒤에도 기름을 잘 먹으니 팬을 닦는 기름 양을 더 줄이십시오.
애호박 100g에는 식이섬유가 1g 남짓 들어 있고 칼륨이 비교적 많습니다. 밥을 줄이면 반찬으로 배를 채우게 되는데, 이때 열량이 낮은 채소 반찬이 여러 가지 있어야 오래 갑니다. 저는 애호박전을 부칠 때 한 번에 두 개를 부쳐 다음 날 아침 반찬으로도 씁니다.
직접 겪은 실패와 자주 받는 질문
처음 애호박전을 부칠 때 저는 기름을 넉넉히 둘러야 잘 부쳐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팬에 기름을 반 컵 가까이 붓고 부쳤더니 전이 아니라 튀김에 가까웠고, 접시에 올려두니 기름이 흥건히 고였습니다. 그날 한 접시를 다 먹고 속이 얹힌 뒤로 기름 양을 재기 시작했습니다.
애호박을 얼마나 두껍게 썰어야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0.7cm가 제 기준입니다. 0.5cm 이하로 얇게 썰면 굽는 중에 흐물해져 뒤집을 때 찢어지고, 1cm를 넘기면 겉이 다 익어도 속이 설익어 아삭한 식감이 남습니다.
맺음말
처음 애호박전을 부칠 때는 소금에 절인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대충 찍어내고 밀가루를 수북하게 묻혔더니, 팬에 두른 포도씨유 1작은술을 순식간에 다 빨아들이고도 반죽이 축축하게 겉돌아 애를 먹었습니다. 그 뒤로는 썰어 둔 애호박에서 배어 나온 수분을 단단히 눌러 닦아내고, 밀가루 2큰술만 볼에 담아 호박 앞뒤를 가볍게 굴린 뒤 손끝으로 툭툭 털어내어 푸른 껍질이 비칠 정도로만 얇게 입힙니다. 이렇게 밑준비를 마치고 쪽파를 푼 달걀물을 씌워 약불에 천천히 구워내니, 적은 기름으로도 가장자리가 눅눅해지지 않고 애호박 특유의 달큰한 식감이 살아나 아내도 접시에 기름기가 남지 않는다며 반깁니다.
소금으로 애호박의 수분을 미리 빼고 밀가루 반죽 두께와 포도씨유 사용량을 줄여 조리하는 이 방식은 일상에서 기름과 탄수화물 섭취를 조금이나마 덜어내려는 가정식 요리 요령일 뿐, 특정 질환의 예방이나 의학적인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식후 혈당 관리나 지질 수치 조절 등 건강상의 이유로 식이요법이 필요한 분이라면, 달걀과 밀가루가 들어가는 전 요리를 식단에 포함하기 전에 반드시 담당 의사나 임상영양사 등 전문 의료진과 먼저 상담하여 본인의 몸 상태에 맞는 섭취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예전에는 명절이나 비 오는 날이면 애호박을 도톰하게 썰어 부침가루 반죽에 푹 담가 전을 부치곤 했습니다.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구워내야 노릇한 색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접시에 담아 식탁에 올리면 유산지 바닥에 포도씨유가 흥건하게 배어 나왔습니다. 처음 기름을 줄여보겠다고 코팅 팬에 기름 두 방울만 떨어뜨리고 구웠더니, 애호박 겉면의 밀가루가 익지 않고 하얗게 뭉친 채 달걀물만 먼저 타버려 쓴맛이 돌았습니다.
달걀옷이 애호박에서 자꾸 벗겨지고 팬 바닥에 눌어붙는 이유를 찾아보니 소금간 후 배어 나온 수분과 예열 온도가 문제였습니다. 애호박을 썰어 소금을 뿌려둔 뒤 물기를 제대로 닦지 않고 밀가루를 묻히니, 팬 위에서 열을 받는 순간 애호박 속 수분이 수증기로 빠져나오며 달걀 코팅을 밀어냈던 것입니다. 게다가 중불 이상에서 성급하게 애호박을 올리니 포도씨유 코팅이 얇은 상태라 1분도 안 되어 달걀 테두리만 검게 그을리고 속은 설익었습니다.
소금을 살짝 뿌려 5분간 둔 애호박은 키친타월 두 장 사이에 끼워 손바닥으로 지그시 눌러 표면의 물방울을 완전히 거둬내야 합니다. 위생봉투에 밀가루 2큰술과 애호박을 넣고 흔든 뒤, 체에 밭쳐 톡톡 털어내면 애호박 단면에 안개처럼 얇은 막만 남습니다. 팬은 약불에서 40초 정도 예열해 손바닥을 10cm 위에 대보아 미지근한 열기가 올라올 때 기름 묻힌 키친타월로 닦고, 앞뒤로 각각 2분 30초씩 천천히 익히면 달걀옷이 찢어지지 않고 노릇하게 밀착됩니다.
구워낸 애호박전 위에 송송 썬 쪽파를 고명으로 얹어 저녁 반찬으로 내놓으니, 아내가 젓가락으로 집어 들며 손끝에 기름기가 거의 묻어나지 않아 깔끔하다고 반겼습니다. 기름에 튀기듯 구웠을 때와 달리 식은 뒤에도 눅눅한 기름 냄새가 나지 않아, 남은 전 넉 장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했다가 다음 날 아침 마른 팬에 약불로 1분만 데워 먹었습니다. 간장을 따로 찍지 않아도 은은한 단맛이 살아 있어 상추겉절이나 보리밥에 곁들이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소금에 절여 물기를 빼고, 밀가루는 털어서 얇게만 묻히는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